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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투자자가 기업의 인력부족을 고민해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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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많은 기업들은 심각한 인력부족으로 사업을 영위하는데 애로를 겪고 있는데, 그런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인력부족은 향후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변수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주식 투자자는 기업의 가치 평가시 기업의 인력 부문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실제로 필자는 기업가치 평가시 기업의 인력을 핵심 변수로 평가합니다. 특히 최근 시가총액이 커지는 이른바 성장주 투자에서는 더욱 그러하지만, 전통적인 기업들도 그 기업의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필자가 말하는 노동력이 단순히 최첨단 고급인력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단순 사무직과 중간 관리자 같은 범용 인력과 단순 육체노동을 포함합니다. 또한 프리랜서를 포함한 단기 노동력과 중장기적인 협력처 그 중에서도 과거 하청업체라고 포함하는 공급망에 포함된 인력도 포함합니다. 

 

 

노동력 소멸시대에 기업이 인력부족으로 망한다는 개념은 얼핏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발상은 노동력이 예전과 동일한 상황 하에서 노동력 구인이 줄어드는 상황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이미 노동력이 줄어드는 상황 하에서 예전처럼 손쉽게 노동력을 구하기 힘들어져서 노동력을 줄이는 기술과 방식이 강화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또한 예전과 다른 노동의 특성과 그런 노동을 제공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바뀐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런 이해가 없이 기업을 영위하면 망하기 마련입니다. 이는 마치 종합지수가 오른다고 이미 구시대로 전락한 과거의 주식을 들고서 수익률이 안 나오지만 언젠가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 것처럼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기업의 노동력 부족을 이해하려면, 기업의 노동을 둘러싼 변화된 환경들을 이해해야 합니다. 사회가 빠르게 변화되면서 과거의 숙련도 못지 않게 세상에 대한 빠른 대응력이 있는 노동력이 필요한 데, 노령화가 심화되면서 그런 변화에 대응할 인력들은 더욱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여기에 밀레니얼 세대들은 영어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같은 공간의 부모세대보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자신들의 세대와 사고방식이 유사해 세대간 이해가 힘들어지는 상황 하에서 밀레니얼 세대들의 풀타임 근로자 수가 베이비부머 근로자를 추월하면서 경제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다수의 경영진들은 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또한 과거와 달리 절대빈곤에 벗어났고, 노동 제공자들은 노동 제공의 수단으로 다양한 파트타임 및 프리랜서 근무와 유튜브나 인터넷 블로그 및 인터넷 상거래와 같은 다양한 수단이 생긴 것도 중요합니다. 

 

한편 기업 내 노동자가 줄어든다는 의미는 고용하는 한명의 근로자의 역활이 이전보다 더 커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런 근로자를 충분한 대안도 없어 갑을 관계로 보는 회사 경영진과 문화로 직원들의 근무의욕 저하와 이탈을 야기하면 그 타격은 더 커집니다. 또한 저임금을 대가로 성립된 직원의 빈번한 유출입은 중간에 회사로 이직한 인력들의 적응 시스템, 기존 인력의 업무승계 시스템, 퇴직자 직원들에 대한 합리적인 관리, 직원 변동에 영향받지 않는 체계적인 시스템, 사내 직원들에 대한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관리, 외부 인력들이 유입시 사내문화에 대한 평판 등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그런 준비없이 직원의 유출입이 이뤄지면 그 회사는 반드시 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노동 소멸에서 언급한 인터넷과 자동화도 일단 그 일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 일을 전담한 내부 직원의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이때 인력은 꼭 IT 전문가일 필요가 없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은 외부 전문가를 활용할 수 있는 데다가, 그런 외부 전문가들이 회사 업무를 인터넷과 자동화로 바꾸기 위해서는 회사 내부 상황을 잘 아는 내부 인력의 도움이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내부 인력도 어느정도 회사의 지원이 있으면 상당부문 관련 작업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미 많은 젊은이들이 일상속에서 인터넷과 자동화 환경에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노동을 제공하는 사람은 기계처럼 단순하게 일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월급과 복지를 넘어 사내 문화와 리더의 자세가 중요합니다. 심지어 단기 외부 인력이라도 단지 돈만 주면 된다는 식의 발상은 음식점 주인이 음식 하나 할줄 모르면서 사람쓰면 된다는 사고만큼 무식한 생각입니다. 우리가 사람을 쓰는 이유는 아직 그정도 가격과 효율성을 제공하는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인력의 사용이 최선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그런 사람은 기계와 달리 움직인다는 것을 알고 이를 최적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비되어야 합니다. 특히 사람은 게임이론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상호의존적이고 반복적 행위에서 꾸준히 변합니다. 기업과 노동 제공자의 관계도 결코 단선적이고 일방적이지 않고 장기로 갈수록 그 의미는 더 커집니다. 오히려 오늘날 기업과 노동 제공자의 관계는 기업과 기업과의 관계처럼 합리성과 상호존중이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직 내 리더의 역활이 중요합니다. 제대로 된 비전과 능력도 없고 노동 제공자들에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도 않으면서 가끔 회식이나 하거나 겉으로 보이는 자리에서만 친절한 척하는 위선적인 태도로 노동 제공자들에게 최선을 다했다는 사고를 가진 리더가 있는 조직은 망합니다. 사실 리더는 꼭 친절할 필요도 없고, 열정과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테슬라 시가총액은 이미 국내 어지간한 재벌기업보다 더 크지만, 일론 머스크는 지금도 공장에 문제가 생기면 침낭을 가져와 숙식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인턴을 포함한 담당자들과 직접 대화를 하면서 문제를 해결합니다. 그런 회사에 노동 제공하는 이들은 일론 머스크의 거친 행보에도 그의 열정과 능력에 감동하면서 열심히 일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은 회사에서 노동 제공자는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그 능력만큼 일하지 않고 일할수 없기 때문에 기업은 노동 부족에 시달리게 되는 것입니다.

 

회사의 인사 정책과 관련해서 봐야 할 것 중에 하나가 회사가 필요한 인력을 수시로 고용해 적절하게 쓰는 방식인지 아니면 사내에서 필요한 인력을 꾸준히 키워스는 방식인지 여부입니다. 회사가 필요한 인력을 수시로 고용해 적절하게 쓰려면 충분한 보상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업계에서 사내 문화와 관련한 좋은 평판을 유지해야 합니다. 반면 인재를 키워쓰는 방식이라면 회사에 필요한 능력을 발전시키는 합리적 시스템과 그 인재가 그런 시스템에서 스스로 가치가 향상되는 것이 객관적으로도 명확해야 합니다.

 

과거 미국 애플은 스티븐 잡스의 기행과 업무강도로 직원들이 고생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러나 그런 애플에 다니는 것이 충분한 경력 레퍼런스가 되기에 많은 이들이 애플을 다녔습니다. 아마존의 직원 관리는 냉정하지만 성과에 대한 보상은 철저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소수 인력에 의해 업력이 결정되는 자산운용업계에서도 제대로된 보상이 없는 것이 허다합니다. 대표가 맘에 안들면 재떨이 던질정도로 성격이 지랄같았지만 업계 최고로 평가되던 모 자산운용사는 회사가 급성장한 이후에도 제대로 된 성과급 지급이 없어서 핵심인력이 다 나가 사세가 기울어졌습니다. 국내에서 가치투자를 지향한다는 모 운용사도 대표가 모든 것을 다 판단한다는 식으로 약속된 성과급 체계도 수정하면서 댓가를 지불하지 않아 핵심인력들이 다 나갔는데 최근 수년간 성과가 엉망인 사실도 업계에서 알만한 이들은 다 아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그런 평판인 회사에 제대로 역량있는 인재들이 절대로 가지 않습니다. 한국에 유독 전업투자자가 많은 것도 한국 자산운용업계의 이런 잘못된 문화도 한 몫합니다.

 

상당수 회사들은 필요한 인재를 바로 구인해 그들은 회사 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할 정도로 대우할 능력이 없습니다. 변화되는 시대에 이미 준비된 인력은 생각보다 제한적입니다. 그렇다면 어느정도 되는 인력을 키워써야 합니다. 그런데 인력을 키워쓴다는 개념은 더욱더 줄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많은 회사가 구직할 때 지원자는 늘 많은 것같지만 항상 쓸만한 사람은 없고, 쓸만하다 싶으면 그 사람은 회사를 떠나는 것입니다.

 

회사의 인력 부족은 그 회사의 문화와 시스템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 회사의 평판과 그 회사의 핵심인력들의 이직 그리고 지속적인 구인정보는 그 회사의 내부 시스템을 파악하는 핵심적인 정보입니다. 그리고 그런 정보가 수준 이하인 기업은 절대로 오래 생존할 수 없습니다. 

 

필자가 주식강의를 할 때 강조하는 것 중에 하나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의문시 되는 경우에는 경상적인 가치평가에서 크게 감액한다는 사실입니다. 과거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단순히 재무수치로만 판단했는데, 이제 그런 사고로는 제대로 된 투자를 할 수 없거나 기계를 이길 수 없습니다. 인간이 기계보다 잘 할 수 있는 투자는 수치화되지 않는 개념을 이론적으로 정리하고 관련 정보들을 구축하면서 가치를 평가하는 것입니다.  

 

필자가 이런 얘기를 하면 기업 투자할 때 어떻게 그런 것을 다 따지며 그렇게 하면 투자할 기업이 어디있냐고 반문합니다. 이는 국내 자기가 아는 일부 산업에만 고착된 우물안 개구리식 사고입니다. 국내에 없으면 해외를 뒤지면 되고, 그런 기업이 없으면 가급적 투자하지 않는 것이 정상입니다. 간혹 그렇지 않은 기업에 투자하면, 그런 기업은 장기투자가 아닌 단타로 투자하거나 자산의 극히 일부만 투자했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아무리 손실이 나도 매도해야 합니다. 특히 바뀐 오늘날 세상에서 장기투자를 한다고 하면서 더욱 그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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