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는 침체되는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다시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고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예금 이율도 낮아지기 때문에 예금 투자자들은 슬슬 다른 투자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요, 예금을 대신할 괜찮은 투자상품은 무엇이 있을까요? 주식에 투자하자니 최근 불거진 무역전쟁으로 인해 리스크가 커진 것 같고... 채권은 너무 어려워서 쉽게 손이 가질 않죠.
원금이 보장되면서도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초보자도 하기 쉬운 투자상품은 없을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하여 스팩(SPAC)이란 주식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내용이 조금 길어질 것 같아 아래와 같이 총 2편으로 포스팅을 구성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그 중 1편, 원금보장되는 SPAC 주식이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스팩(SPAC)이란? SPAC의 운영구조
·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의 약자. 주식의 공모를 통해 투자자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것을 유일한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컴퍼니. SPAC은 상장(정확히는 주금납입일) 이후 3년 이내에 합병할 기업을 찾지 못하면 상장폐지되며, 이 때 투자금과 소정의 이자를 투자자에게 되돌려줌. 3년 내에 합병에 성공하면 SPAC 주식은 합병기업의 이름으로 변경되어 주식시장에서 계속 거래됨.
내용이 조금 생소하죠? SPAC의 전체적인 운영구조를 파악하면 좀 더 이해가 쉬울거에요.
1. 스폰서가 SPAC을 설립
가장 먼저 누군가가 SPAC을 설립하게 됩니다. 이들을 스폰서라고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스폰서는 M&A 전문가, 특정 산업분야의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며, 이들은 SPAC의 설립부터 합병까지의 전 과정을 주도합니다. (참고로, 스폰서들이 SPAC을 설립하는 이유는 아래 SPAC제도의 경제적 효과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설립한 SPAC은 사실 아무런 이윤을 창출하지 못하는 페이퍼컴퍼니입니다. 이 회사는 오직 M&A할 괜찮은 기업을 찾는 것만이 유일한 일이죠. 보통 '페이퍼컴퍼니'라고 하면 부정적인 용어로 많이 사용되지만, SPAC은 투명하고 안전하게 운영되는 회사이며, 따라서 SPAC 투자 역시 상당히 안전한 투자상품 중 하나입니다.
2. SPAC의 기업공개(IPO) 및 상장
SPAC은 설립 후 주식시장에 상장시키기 위해 기업공개(IPO)를 합니다. IPO는 주로 코스닥시장에서 하며, 이 때 우리와 같은 일반 투자자들이 IPO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공모가는 1주당 2,000원입니다.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투자금은 기업 합병 전까지 금융기관에 안전하게 예치됩니다. SPAC이 증권시장에 상장되면 그때부터 SPAC 주식은 일반 주식처럼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합니다.
만약 3년동안 합병할 기업을 못찾게 되면 SPAC은 자동 해산되는데, 이 때 주주(투자자)들은 본인의 투자원금과 소정의 이자를 고스란히 돌려받게 됩니다. 쉽게 말해서 SPAC이 상장폐지 되더라도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뜻이죠.
3. 스폰서의 기업발굴 및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 결의
SPAC이 상장되었다면 스폰서들이 좋은 기업을 찾아다니면서 구애활동(?)을 펼칩니다. 이 때 스폰서의 부당 내부거래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스폰서와 이해관계가 있는(또는 있었던) 회사는 합병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합병 대상기업이 정해지기 전까지는 투자자들도 무슨 기업과 합병할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비유하자면, 상대방의 정보를 하나도 모르고 나가는 소개팅과 같다고 볼 수 있겠네요.
합병 대상기업이 정해졌다면, 합병을 확정하기 위해 주주총회를 엽니다. 주주들이 최종적으로 찬성해야 해당기업과 합병할 수 있죠.
4. 합병 성공(대상회사에 존속) 및 실패(SPAC 해산)
주주총회 결과 합병에 찬성했다면, SPAC은 합병 대상회사에 존속됩니다. 그리고 SPAC 주식은 합병회사의 기존 주식과 일정 비율로 합병되어 주식시장에 재상장됩니다.
만약 SPAC이 3년동안 합병기업을 찾지 못했거나, 주주총회 결과 합병에 반대되는 결과가 나왔다면, SPAC은 해산되며 해당 주식은 상장폐지 됩니다. 이 때 주식이 상장폐지 된다고 해서 투자손실이 있는 것은 아니며, 금융기관에 안전하게 예치됐던 공모금은 모두 투자자들에게 반환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예금이자도 포함해서 말이죠.
스팩(SPAC) 제도의 경제적 효과
스팩이 대충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알겠습니다. 근데 가만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일반 기업들은 증권시장에 직접 IPO를 해도 되는데, 왜 굳이 SPAC을 통해 상장을 할까?' 하고 말이죠.
사실 SPAC 제도가 도입된 배경에는 관련 주체들 모두가 경제적 이익을 누릴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각각의 주체별로 어떤 이익이 있는지 살펴볼게요.
1. 스폰서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스폰서는 M&A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합병 전까지는 거의 무보수로 일을 하지만, 합병이 성사되면 일반투자자보다 훨씬 큰 폭의 인센티브를 얻게 됩니다. 반대로, 기업합병에 실패하게 될 경우 가장 손실을 보는 쪽도 이 스폰서입니다. 사실 이런 인센티브제도는 스폰서가 누구보다 열심히 합병기업을 찾아다니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셈이죠.
2. 피합병 기업
기업이 증시에 상장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 일반상장(직접 공모)
- 우회상장(다른 기업과 합병하여)
- SPAC과 합병
일반상장의 경우 상당히 복잡한 공모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SPAC을 통해 상장하게 되면 별도의 공모절차 없이 단순한 합병절차만 거치면 되므로 절차가 훨씬 간단합니다.
우회상장에 비해서는 어떤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까요? 우회상장의 경우 보통 재무상태가 부실한 상장법인과 합병하는 경우가 많아 합병 후 오히려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SPAC은 현금성 자산만 보유한 회사이므로, SPAC과 합병하게 되면 오히려 재정건전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3. 일반 투자자
SPAC이 기업과 합병하게 되면 투자자는 합병법인의 주주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 SPAC 주주들은 합병법인의 기업가치 상승이익을 기대할 수 있죠. 만약 합병에 실패하더라도 투자원금이 보존되므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무위험 투자가 되는 셈입니다.
마치며
이처럼, SPAC이라는 제도는 관계자들 모두에게 금전적인 이득이 되는 Win-Win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SPAC이라는 새로운 투자수단의 등장은 자본시장 내에서 투자활성화를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죠.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부터 SPAC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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