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기업인수목적회사인 SPAC이라는 제도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뤄봤습니다. 사실 투자자들은 SPAC이 뭐하는 회사인지 보다는 투자상품으로써 SPAC이 어떤 메리트를 갖고 있는지가 더 궁금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투자상품으로써 SPAC의 장단점,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SPAC에 투자를 하는 것이 좋은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팩(SPAC) 투자 요점 정리(복습)
스팩(SPAC)이란, 기업인수목적회사(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의 약자로써, 주식 공모를 통해 투자자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일을 유일한 목적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3년 내에 합병할 회사를 찾아서 합병에 성공했다면 합병회사의 이름으로 주식이 재상장되어 계속 거래가 가능하지만, 3년 내에 합병회사를 찾지 못해 상장폐지가 되면 투자원금과 이자를 돌려받게 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금보장이 되며 만기가 존재하는 특수한 주식이라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스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전 포스팅인 스팩 완전정복 1편을 참조하시기 바라며, 이번 시간에는 투자상품으로써의 스팩의 장단점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스팩(SPAC) 투자의 장단점
1. 장점
· 스팩(SPAC) 투자의 장점
① 주식과 같은 방식으로 거래하며, 최소투자단위가 낮음.
② 2,000원 이하로 매수하면 확정수익을 얻을 수 있음.
③ 보유 중에도 여러 이슈에 의해 큰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음.
④ 만기가 3년이므로, 3년 이상 투자금이 묶일 일이 없음.
장점 ① : 모든 SPAC 주식은 증권시장에 상장되어 있으므로, 증권사 어플을 통해 일반 주식처럼 쉽게 거래가 가능합니다. 이미 주식투자를 하고 계신 분이라면 다른 투자상품들에 비해 투자문턱이 상당히 낮은 편이죠. 또한, SPAC은 1주당 가격이 2,000원 수준이기 때문에 소액으로도 쉽게 투자가 가능합니다.
장점 ② :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SPAC은 상장폐지가 되더라도 공모가액인 2,000원과 그동안의 이자를 확정 지급받습니다. 만약 공모가인 2,000원에 SPAC을 매수했다면 최소한 은행 예금이율 수준의 확정수익을, 2,000원 이하로 매수했다면 그 이상의 확정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장점 ③ : 만약 SPAC이 3년 내에 합병할 기업을 찾았다면, 그리고 그 기업이 꽤 유망한 기업이라면 SPAC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할 확률이 높습니다. 합병 이전에도 여러가지 이슈에 의해 주가가 상승하기도 하죠.
출처 : 네이버 증권
지난 2019년 5월 상장한 '한화에스비아이스팩'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및 바이오제약 관련 기업 인수를 목적으로 설립됐다고 해서 상장 하자마자 단기간에 공모가의 약 5배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확정수익(장점②)이라는 안전장치, 그리고 중간에 팔아서 큰 시세차익(장점 ③)까지 노릴 수 있다는 점은 투자상품으로써는 상당히 큰 메리트입니다.
장점 ④ : SPAC의 만기는 최장 3년입니다. 3년이 되면 투자금을 청산받을 수 있기 때문에, 3년 이상 투자금이 묶일 일이 없습니다. 일반 주식에 잘못 투자하여 10년 20년동안 투자금이 묶일 수 있는 것에 비하면... 만기가 있다는 것은 장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2. 단점
· 스팩(SPAC) 투자의 단점
① 주식 거래량이 적어서 환금성(유동성)이 떨어짐.
② 2,000원 이상으로 매수할 경우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음.
단점 ① : SPAC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유동성입니다. SPAC주는 일반 주식과 달리 거래량이 거의 없습니다. 심지어 하루종일 거래량이 0인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만기 전에 SPAC주를 청산해야 할 경우에는 거래량이 제대로 받쳐주지 않아서 손해를 보고 팔게 될 수도 있습니다.
단점 ② : SPAC은 만기까지 보유하면 확정수익을 얻지만, 만기 전까지 가격이 얼마든지 변동할 수 있습니다. 만약 3,000원에 SPAC주를 샀는데 만기까지 합병회사를 찾지 못하고 상장폐지되면 공모가인 2,000원+이자만 지급받습니다. 약 1,000원의 투자손실을 보는 것이죠. 즉, SPAC이 원금을 보장해준다는 것은 SPAC을 공모가인 2,000원 또는 그 이하로 매수했다는 전제 하에서만 성립되는 조건입니다. 2,000원 이상으로 매수했다면 원금손실의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스팩(SPAC) 투자 방법
사실 스팩은 투자자의 선택에 따라 고위험-고수익 투자상품이 될 수도, 저위험-저수익 투자상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 고위험-고수익 투자 : 합병이 성사되어 합병기업의 주식으로 재상장되어도 계속 보유.
② 저위험-저수익 투자 : 합병전 매도 또는 합병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여 매도(시세차익을 노림).
제가 생각하는 스팩의 투자 방향은 ①번보다는 ②번에 가깝습니다. 스팩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원금보장(=확정수익)인데, 스팩이 피합병기업과 합병하여 재상장되면 원금보장이라는 안전장치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려면 유동성이 낮은 스팩보다는 차라리 일반 주식이나 선물·옵션같은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더 좋죠.
이런 이유로, 저는 여러분께 ②번 투자방식을 추천드립니다. 제가 아래에 정리한 내용 또한'② 저위험-저수익'을 추구하는 스팩의 투자 원칙입니다.
· 스팩(SPAC) 투자 원칙
① 소액의 여유자금으로만 투자할 것.
② 기본 컨셉은 만기보유(확정수익), but 주가급등시 매도하여 차익실현.
③ 주가가 2,000원 이하면 매수, 이상이면 매수 X.
④ 비슷한 주가라면 먼저 상장한 SPAC이 수익률이 좋음.
⑤ 스탑자동주문 기능을 활용한 매매 전략 활용
원칙 ① : 소액의 여유자금으로만 투자할 것
앞서 단점 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스팩은 거래량이 적기 때문에 유동성이 떨어지는 주식입니다. 따라서, 규모가 큰 투자보다는 비교적 소액의 여유자금으로만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칙 ② : 기본 컨셉은 만기보유, but 주가급등시 매도하여 차익실현
스팩주 투자의 기본 컨셉은 만기까지 보유하여 확정수익을 얻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금이라 생각하고 3년동안 투자금이 묶여도 괜찮을 만큼의 금액만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위의 그림과 같이 SPAC의 주가가 급등할 경우에는 주식을 매도하여 차익실현을 노리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SPAC이 기업합병에 성공했더라도, 여러분이 주주총회에서 합병에 반대하는 의사를 서면으로 표시했었다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여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식매수청구권'이란, 주주가 합병승인 결의 전에 서면으로 결의를 반대했음에도 합병이 결정되었을 때, 회사에다가 자기 소유의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입니다. 만약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면, 회사는 주주의 주식을 매수해야 합니다.
원칙 ③ : 주가가 2,000원 이하면 매수, 이상이면 매수 X
스팩은 주가가 2,000원 이하일 때 매수하면 무조건 확정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주가가 2,000원 이하라면 적극적으로 매수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현재 주가가 2,000원을 조금 넘었더라도, 현재 가격이 만기 예상지급액보다 낮은 수준이라면 투자할 가치는 충분합니다. 반대로 주가가 너무 오른 스팩주는 여러 악재로 인해 주가가 떨어질 리스크가 있으므로, 가급적 투자를 지양해야 합니다. 굳이 원금보장이라는 큰 메리트를 버리면서까지 무리하게 스팩에 투자할 필요는 없습니다.
원칙 ④ : 비슷한 주가라면 먼저 상장한 SPAC이 수익률이 좋음
그림과 같이 A와 B라는 두 종류의 스팩이 있습니다. 두 종목 모두 매수시점 현재('18/3/1) 가격이 2,060원으로 동일하며, A는 상장된지 2년, B는 상장된지 1년이 지났습니다. 만약 여러분이라면 A와 B중 어디에 투자 하시겠나요? 저라면 A에 투자하겠습니다. 스팩은 만기지급액이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A에 투자하나 B에 투자하나 만기지급액은 거의 동일합니다. 이 경우 만기가 더 짧은 A에 투자하게 되면 B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습니다.
- 상장 2년이 지난 A 스팩에 2,060원 투자 → 1년 뒤 만기지급액 2,100원 → 연평균 수익률 1.942%
- 상장 1년이 지난 B 스팩에 2,060원 투자 → 2년 뒤 만기지급액 2,100원 → 연평균 수익률 0.971%
원칙 ⑤ : 스탑자동주문 기능을 활용한 매매 전략 활용
가끔 스팩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보통 뉴스에 의해, 또는 누군가의 대규모 거래에 의해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기도 하죠. 근본적인 이유는 스팩의 거래량이 적기 때문인데, 이를 잘 활용하면 생각보다 많은 수익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바로 증권사 어플 또는 HTS의 "스탑자동주문" 기능을 활용하면서 말이죠.
여기서 스탑자동주문이란, 종목의 주가가 유효기간(보통 1달) 내에 미리 설정한 목표가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주식 주문이 들어가는 기능입니다. 스탑로스를 잘 활용하면 비정상적인 주가상승시 바로 매도하여 큰 시세차익을 노릴 수도 있습니다. 주가가 안정상태가 되면 다시 재매수할 수도 있구요. 스탑자동주문 방법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신한증권을 예시로 들었지만, 증권사마다 대동소이 합니다.)
마치며
오늘은 SPAC의 장단점과 투자요령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위의 원칙들만 지킨다면 최소한 원금손실의 위험은 없는 안전한 투자가 가능합니다만, 사실 투자에 정답은 없습니다. SPAC을 통해 고수익을 노리려면 합병 후에 계속 보유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입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합병하려는 기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봐야 하며(재무상태, 성장잠재력 등), SPAC과 피합병기업간의 합병비율 등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자칫 합병비율이 SPAC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경우 손해를 볼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의 선택과 책임은 결국 본인에게 있음을 기억하시길 바라며, 이만 오늘의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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